
이번에 GoodPartner라는 취업·이직 준비 도우미를 만들었습니다. 사람인, 잡코리아, 원티드 공고를 한곳에 모아서 내 조건에 맞는 순서로 보여줘요. 왜 이 공고가 위에 있는지 점수의 근거를 볼 수 있고, 지원까지 맡길 때는 제가 승인한 공고에만 지원합니다.
일하면서 이직을 준비하다 보면 퇴근 후 공고를 찾고 비교하는 데만 저녁 시간이 꽤 들어갑니다. 면접 준비하려고 노트북을 열었는데 공고만 보고 덮는 날도 생기고요. 그 시간을 조금 줄여보고 싶어서 만든 게 시작이었어요. 이번에 랜딩페이지를 공개한 김에, 혼자 쓰던 크론잡을 다른 사람도 쓸 수 있는 앱으로 만들면서 무슨 고민을 했는지 남겨보려고 합니다.

처음엔 Hermes에 공고만 모아달라고 했어요
처음부터 앱을 만들 생각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쓰던 Hermes에 정해진 시간마다 공고를 모아달라고 부탁했어요. 퇴근하고 채용 사이트를 하나씩 열어보는 대신, 모아둔 공고만 확인해도 한결 편하겠더라고요.
혼자 쓰기에는 크론잡이면 충분했습니다. 어떤 조건을 넣었는지 제가 알고 있고, 결과가 안 오면 어디를 봐야 하는지도 아니까요. 그러다 조금 욕심이 생겼습니다. 제가 쓰는 Hermes 환경을 똑같이 갖추지 않아도, 각자 자기 컴퓨터에 설치해서 쓸 수 있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설치는 .exe로, 화면은 웹앱으로
윈도우에서는 .exe로 설치하고, 실행하면 브라우저에서 화면을 보는 형태를 생각했습니다. 저는 익숙한 웹 방식으로 화면을 만들고, 쓰는 사람은 크론잡 설정을 건드릴 필요 없이 화면에서 자기 조건을 바꾸는 식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혼자 쓸 때와 달랐어요. 저는 결과만 받아도 왜 이런 공고가 왔는지 대충 압니다. 조건을 넣은 사람이 저니까요.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75점’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무슨 기준으로 나온 숫자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통근만 봐도 그렇습니다. 환승 없이 40분 걸리는 출근길과 세 번 환승해서 40분 걸리는 출근길을 같은 조건으로 볼 수 있을까요? 저는 두 번째라면 한 번 더 생각할 것 같아요. 공공 API를 써서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과 환승 횟수를 계산해볼 수 있었지만, 그걸 보고 어느 쪽을 더 선호할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직무만 잘 맞으면 그 정도 환승은 괜찮다는 사람도 있을 테고요.
그래서 점수 옆에 이유를 붙이고, 통근과 직무처럼 각자 중요하게 보는 항목의 배점도 바꿀 수 있게 했습니다. 설정 파일에 적어두면 끝이었던 기준을 화면으로 옮기니, 뭘 먼저 보여주고 어디서 바꾸게 할지까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번에 UI를 만들면서 시간을 많이 쓴 부분입니다.

제출 버튼을 눌렀는데, 접수됐는지 모르면?
지원 기능을 만들 때 제일 신경 쓰였던 건 제출 직후에 연결이 끊기는 경우였습니다. 앱은 결과를 못 받았지만, 채용 사이트에는 이미 지원서가 들어갔을 수도 있거든요. 앱에서 실패로 보고 다시 보내면 같은 회사에 두 번 지원하는 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출을 시도한 상태와 접수를 확인한 상태를 따로 남겼습니다. 접수 여부가 애매하면 재전송하지 않고,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게 둡니다. 예약 지원도 어느 사이트에서 하루에 몇 곳까지 지원할지 사용자가 정하고, 해당 사이트에서 직접 한 번 지원해 접수까지 확인한 뒤에 시작하도록 했어요.
만드는 입장에서는 실패했을 때 한 번 더 시도하는 게 편합니다. 그런데 제 이름으로 나가는 지원서라고 생각하니, 여기서 앱이 한 번 더 눌러주는 게 과연 편한 일인가 싶었어요. 적어도 제가 쓰는 앱이라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려주고 기다려주는 쪽이 마음 편할 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배운 로직을 다른 문제에 써봤습니다
회사에서 기능을 만들다 보면 화면을 붙이는 것보다 ‘이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나?’를 정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때가 있습니다. 요청을 받았는데 처리가 끝나지 않았다면 어떤 상태로 둘지, 중간에 실패했을 때 다시 실행해도 되는지 같은 고민이요. 평소에는 그냥 맡은 업무의 비즈니스 로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그때 하던 고민을 제 지원서에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설치형 프로그램에 웹 화면을 붙인 것도 일하면서 익숙해진 방식에서 나온 생각이었어요. 퇴근 후 공고 찾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건 생활에서 생긴 문제였고, 그걸 풀 방법은 일하면서 배운 것들 중에 있었습니다. 크론잡을 쓰다 설치 파일을 떠올렸고, 다른 사람에게 건네볼 생각을 하니 설정 화면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러다 지원서를 보내고 나서 어떤 상태를 남겨야 하는지까지 가게 됐고요.
돌이켜보면 앱 하나를 만들겠다는 큰 아이디어가 먼저 있었던 건 아니에요. 평소에 겪던 불편과 일하면서 익힌 방식이 우연히 맞물렸고, 하나 만들어보니 그다음에 해볼 일이 보였습니다. 일할 때는 그저 정해둬야 할 업무 규칙 같았던 것들이, 다른 문제를 만나니 제 프로젝트를 만들어볼 기회가 됐다는 게 이번에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지금은 베타로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은 몇몇 지인분들이 베타 테스터로 참여해주고 계세요. 저 혼자 쓰려고 만든 걸 다른 분들이 각자 조건에 맞춰 쓰시는 걸 보고, 이 정도면 밖에 소개해봐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먼저 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다음에는 지원이 중간에 멈췄을 때 앱이 어디까지 했고, 제가 어디서부터 이어서 보면 되는지 더 쉽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베타에 관심 있으시면 랜딩페이지에서 Waitlist에 등록하실 수 있어요.
‘이런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 싶은 제안이나 쓰다가 막힌 부분, 같이 해보고 싶은 이야기까지 뭐든 좋습니다. info@goodpartner.site로 편하게 보내주세요. 잡코리아, 사람인 분들도 연락 주시면 좋고요.
'🏅 Projec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React/SpringBoot] RPA 주간보고 자동화 시스템 (사이드 프로젝트) (0) | 2025.09.29 |
|---|